요즘 장안의 화재 ㅠㅠ 기생충이 피부를 뚫고 나오는 동영상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보는 것도 너무나 괴롭네요.
두 편 올리셨더라고요.
아스트라제네카를 2번 맞았고 남편과 본인 둘 다 기생충이 피부를 뚫고 나오는데 징그럽기도 하고 실제로 매우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세밀한 경험담을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해요.
얼마나 무섭고 힘드셨을까요.
그럼 충격링크 들어갑니다.
1편
2편
위로와 감사의 말씀 한 마디씩 해주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내용이 없어져서 복사된 내용을 올려 드립니다. 동영상은 재생되지 않습니다.
이분이 자세히 남겨주신 덕분에 인체에서 기생이 가능한 새로운 곤충이 존재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생곤충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전염이 되는것 같습니다. 또 족욕을 하는 분들의 몸에서 나온 검은 실덩어리와도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어서 이 기생충에 대한 연구와 해결방법이 나와야 할텐데요.
원저자의 블로그. 현재는 관련 글이 비공개되어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sylph58
(1편) 정체불명 괴생명체와의 고통스러운 동거 ㅠㅠ
요즘 정체를 모를 벌레들이 내 몸의 피부를 뚫고 나오고 있다.
이 무슨 충격적인 사건인지! 상상조차 못했던 이 사건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21년 11월 25일, 평화로운 오후였다.
동네에 볼 일을 보러 나갔던 나는 엄지손가락에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지속적인 통증은 아니고, 이따금씩 몹시 따가웠다가 괜찮아졌다 하는 것이, 이전에 살에 가시가 박혔을 때 느꼈던 통증과 아주 흡사하기에, 혼자서 웬 가시가 박혔나,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온 후 욕실에 가서 얼른 손을 깨끗이 씻고, 핀셋을 하나 가지고,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로 갔다.
아픈 부위를 밝은 곳에서 가만히 들여다보니... 아무리 보아도 새하얀 애벌레처럼 생긴 것이 피부에 박힌 채 살갗을 뚫고 나오는 중이었다.
깜짝 놀라서 들고 있던 핀셋으로 빠져나와 있는 부분을 제거하다가 손을 멈추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믿기 힘든 장면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지나고 나면, 나 스스로도 그게 정말 일어났던 일인가 하고 믿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휴대폰으로 그것을 촬영한 후 벌레의 몸체를 모두 제거하고 그 자리에 항생제 연고를 발랐다.
도대체 왜? 언제? 손가락에 벌레가 박히게 되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
몹시 찜찜했지만, 그저 일과성의 해프닝이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일은 그리 쉽게 끝나지 않았다.
벌레와의 첫 대면 후 일주일쯤 지난 12월 2일에 욕실에서 샤워를 하다가, 우연히 아래를 내려다 본 나는 騎劫(기겁)을 하고 말았다!
내 발등에 예의 그 하얀 벌레가 이번에는 여러 마리 솟아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한 마리는 길이대로 길게, 또 한 마리는 피부 안쪽에서 수직으로 솟아올라, 피부를 뚫고 나오는 중이었다.
길이가 10mm(1cm)쯤 되어 보이는 벌레들이었다.
얼른 사진부터 찍고, 벌레들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비누거품만 대충 씻어내고 보니, 눈깜짝할 사이에 녀석들은 빠져나가 버리고, 박혀 있던 자리만 상처로 남았다.
그때는 그 벌레들이 살아있는 건지도 몰랐는데, 살아있음은 물론, 유사시에는 몹시 재빠른 녀석들이었다.
평소엔 내 몸을 잘 살피지 않아서 몰랐는데, 사진을 통해 주변에 또 다른 비슷한 傷痕(상흔)들이 보였다.
이런 벌레들이 내가 인지한 것보다 훨씬 더 오래 내 몸에 살고 있었던 것 같다.
이건 우연히 지나가는 일회성 사건이 아니란 생각에, 요즘 가끔씩 다친 적도 없는데 몸에 상처들이 생겨서 이상하다 싶었었다.
오른쪽 발목의 복숭아뼈 부근에 생긴 지 제법 되어 거의 아문 상처 하나를 사진으로 찍어 확대해 보니, 불길한 예감 그대로 거기에도 벌레가 있었다. 뚫고 나오다가 죽은 것 같았다.
아직 살아있는 내 몸 안에 저런 꿈틀 벌레들이 살고 있었다니!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고, 부들부들 떨리는 일이 아닌가!
저녁에 퇴근한 남편에게 이 믿기지 않는 일을 얘기했더니, 억장이 무너지는 내 심정과는 달리, 남편은 무심히,
“제대로 본 거 맞아? 설마 그럴 리가 있나?” 하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게 혼자 속앓이를 하며, 이틀이 흘렀고, 2021년 12월 4일이 되었다.
평소엔 잘 쳐다보지도 않던 남편의 얼굴을 그날따라 우연히 흘깃 보았는데, 그의 얼굴 옆면에 뭔가 하얀 점 같은 것이 보였다. 실밥이 묻었나 하고 좀 더 자세히 보니까, 착시인 듯하던 그 작은 것이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하늘에서 달이 움직이는 걸 볼 때처럼 경이롭기도 했다.
“어머 어머, 가만히 있어봐요. 당신 얼굴에서 벌레가 나오고 있어요.”
얘기하면서 우선 동영상을 찍었다.
벌레가 어떻게 피부를 뚫고 나오는지를 똑똑히 목격한 순간이었다.
이 기생충은 몸빛이 새하얗고 거리를 두고 보면 그냥 하얀 벌레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칼날 같은 주둥이에 각진 선을 가지고 있었다. 크기가 작아서 육안으로는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잘 식별되지 않는다.
내 하소연을 듣고도 꿈쩍 않던 남편도 자기 얼굴의 피부를 벌레가 뚫고 나오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래서 나는 사진과 동영상을 의뢰할 수 있는 주변의 여러 곳에 다 보내어, 며칠 동안 자문을 구해보았으나, 수의사도, 피부과 전문의도, 기생충학 교수도 다들 이런 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일단 우리가 개를 몇 마리 기르고 있으니, 인간과 개에 함께 감염되어 유충 시기에 피부를 뚫고 다닐 수 있는 유일한 기생충인 개회충일 가능성이 크다고 하였다.
그동안 개에게 매달 심장 사상충 약과 외부기생충 구충제를 투여하고 가끔씩 종합 구충제를 먹였으니 이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을 텐데... 하면서도 일단 다른 기생충을 想定(상정)할 수가 없어서, 개들에게는 파나쿠어를 4일 연속 먹였고, 사람들은 알벤다졸을 3일간 복용했다.
그리고 확실히 하기 위해, 구충제 복용 전에 개들의 배변을 채취하여 분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분변 검사 결과 개회충은 나오지 않았고 PCR 검사에서도 개회충이 아니라고 하였다.
이 벌레의 정체가 무엇이든 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종합 구충제를 복용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12월 9일, 10일, 11일. 3일간 온 식구가 열심히 구충제를 먹었다.
비록 정체는 알 수 없었지만 더는 벌레에 시달리지 않으리란 기대를 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이리저리 아는 사람들과 이 생물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궁리해 보았는데 큰아들이 미국 CDC(질병관리청)의 자료로 보아 아마도 Zoonotic Hookworm 이 아닐까 한다며 자료를 보내왔다.
人獸(인수) 공통감염, CLM(cutaneous larva migrans) 등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나도 그렇겠다고 생각하며, 만일 이 경우라면 별다른 치료 없이도 5주 정도 후에 기생충이 사멸해 사라진다고 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동안 몰랐는데 가만히 보니 몸 여기저기에 벌레 구멍이 꽤 많이 생겨 있었다.
내 몸을 宿主(숙주) 삼아 모르는 생명체가 기생한다는 사실은 정말 으스스하고 소름 끼치는 일이었다.
구충제를 사흘 연속으로 다 먹은 후 12월 12일 일요일 아침 세수를 하는데 물이 닿자 오른쪽 뺨이 몹시 따가웠다.
며칠 동안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니, 나는 이제 그 벌레가 나타날 때의 통증을 익숙한 느낌으로 알게 되었다.
커다란 成蟲(성충)이 뚫고 지나갈 때는 칼로 베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고, 작은 애벌레들이 수없이 많이 뚫고 나올 때는 그 근처의 피부가 모두 알레르기를 일으키듯 벌게지며 따끔거리고 조여 붙는 느낌이 든다.
햇살이 드는 거울 앞으로 가서 칼날이 스치는 느낌이 드는 오른뺨을 보니, 뺨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지나가는 하얀 기생충이 보였다.
바닷속을 유영하는 귀상어를 드론으로 촬영하는 듯한 광경!
기생충이 표피를 뚫고 나오는 장면을 포착하려고 남편에게 빨리 와서 좀 찍어달라고 부탁했는데, 뜻밖에도 녀석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눈 깜짝할 사이에 진피층 깊숙한 곳으로 도로 들어가 버렸다!
그런데 큰 벌레가 사라진 주변 뺨의 피부가 엄청나게 따끔거리기 시작했다.
이것은 그들이 나오는 징조였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1mm쯤 되는 먼지만 한 작은 벌레들이 여기저기서 마구 솟아 나오기 시작했다!
구충제를 계속 먹었는데도 약 성분이 피부까지는 도달하지 않는 듯했다.
깊은 좌절감이 밀려왔다.
너무 우울하고 충격적이지만, 애써 잊어버리려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있던 일요일 저녁, 과일을 먹고 있는데 다시 벌레들이 돋아 오를 때의 그 조여 붙는 듯한 느낌과 따가운 灼熱(작열) 감이 찾아왔다.
정체불명의 이상한 벌레들이 이렇게 자꾸 온몸의 피부를 아무 데서나 마구 뚫고 나오지만 피부과에서도, 동물 병원에서도, 대학의 기생충 학과에서도 이런 건 본 적이 없다고 하였고, 심지어 내 정신 상태를 의심하기까지 했다.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했다!
사진뿐 아니라 반드시 벌레의 몸체를 채취해야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남편에게 부탁해 알코올을 작은 병에 담아다 달라고 했다.
그런데 어제 오후에 왼팔 뒤쪽에서 녀석들이 출몰하는 느낌을 감지하였으므로 팔을 뒤틀어 시야 확보에 애를 쓰며, 나머지 한 쪽 팔로 드디어 한 마리 채포에 성공!
그 후 피부에서 미쳐 다 빠져나오지 않은 또 한 마리를 잡아, 살짝 훼손된 듯 하나 모두 알코올 병에 넣었다.
그리고 알에서 갓 부화한 유충 서너 마리도 피부에 박힌 것을 빼서 담았다.
이것을 어디에 분석을 의뢰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요즘 유명한 기생충 박사 서민씨가 떠올라 전후 상황을 설명하는 이메일을 보냈더니, 다행히 몇 시간 만에 답신이 왔다.
우리가 한동안 의심했던 개회충은 인체에서는 유충 상태로 있으며, 크기가 1mm 도 안 되는 아주 작은 것이고, '동물원성 십이지장충'(animal hookworm)도 역시 크기가 너무 작으므로, 내 몸의 기생충이 이것일 가능성은 없다고 하였다.
그러면 저 벌레의 정체는 무엇일까?
둘째 며느리가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피부를 뚫고 나오는 애벌레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나는 실제로 정체 모를 이 벌레 때문에 살맛이 안 날 정도로 신경이 곤두서 있는데, 어떠한 의학 서적에도 없어서 학자들은 이것의 존재를 믿지 않는 이 괴생명체의 정체는 무엇이고, 이것을 어떻게 퇴치해야 할까!?
집에서 개를 기르기 때문에 개와 연관시켜 생각했었는데 모든 전제를 새로 검토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이건 정말, 난생처음 겪어보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던 괴이한 일이다!
#경악 #충격# 공포 #낯설어진내몸 #정체불명의생물 #피부를뚫고나오는벌레
(2편) - 피부를 뚫고 나오는 未知(미지)의 기생충과 보내는 전쟁 같은 날들
산 사람의 몸속에서 벌레들이 살갗을 뚫고 나온다는 것은 너무나도 엽기적인 일인데, 나 스스로도 쳐다보기도 싫고 믿고 싶지도 않은 이 일을 가능한 한 정확히 기록해 두는 까닭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이 생명체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이제까지는 주변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최대한 객관적으로 벌레의 모양과 생태를 관찰해 기록하고 내 몸에 나타나는 증세를 자세히 기술해 두어야 이 고통의 원인을 제대로 알아내고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이다.
둘째는 내가 해외에 다녀온 것도 아니고, 민물고기회나 생고기 같은 특별한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니며, 오염된 물을 마신 적도 없는데, 이런 듣도 보도 못한 기생충이 내 몸에 들어왔다면, 우리 일상 속 어딘가에 이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의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생활을 하는 나의 몸에 이런 벌레가 들어왔다면 분명 다른 사람들도 이런 일을 겪고 있거나 겪게 될 것이니 그런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지금의 내 고통에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내가 이 괴로움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해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과학자인 아들들과 큰며느리가 여러 논문과 자료를 검토하며 애를 많이 써주었고, 둘째 며느리는 정서적 지지를 보내며, 참고할 만한 자료를 검색해 주었다. 그중에서 나처럼 벌레가 몸을 뚫고 나온다는 어떤 여교사의 안타까운 호소문이 있었다.
그분의 글과 밑에 달린 답글들을 보니, 나와 비슷한 증세를 겪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원인을 모르는 고통 속에서 홀로 싸워야 하는 그 처절하게 고독한 심경이 이해되었다.
아무도 자기 말을 믿어주지 않고, 해결책도 찾을 수 없어, 몇 번씩이나 죽고 싶은 느낌을 받는다는 말들에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만일 또 이런 분이 있다면, 혼자만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리고, 참고할 만한 자료로 쓰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 끔찍한 경험을 공유하기로 결심했다.
사실 앞의 글에 답글이 엄청나게 많이 달린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도대체 이런 내용에 누가 관심을 가질까 싶었고, 드물게 나와 같은 증세를 보이는 분들이나 찾아오시겠지 생각했었는데 죽 훑어보니, 코로나 백신에 관련된 의구심 때문인 것을 알게 되었다.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서 말씀드리는데, 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2차까지 맞았고, 2차 접종은 2021년 8월 23일에 해운대의 한 내과의원에서 받았다.(그후 모더나 3차 접종함-아래 캡처 사진 참조)
이 기생충이 너무나 희귀한 것이고, 감염 경로도 전혀 짐작되지 않고, 코로나 백신에 기생충이 들어 있다는 전문의의 발표도 떠오르고 하여 혹시 백신 탓인가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것도 하나의 가능성일 뿐 아직은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능한 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섣불리 예단하지 않으면서 우선 이 괴물의 정체부터 확인해야겠다.
확실하지 않은 추정만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몸을 뚫고 나오는 벌레가 처음 발견된 후, 시간이 경과할수록 내 몸을 괴롭히는 벌레의 수가 점점 더 많아졌다.
피부 여기저기가 선인장의 솜털 가시에 찔린 것처럼 살갗이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견딜 수 없이 따갑고 가려웠다.
때로는 쫘악 조여 붙는 듯한 흡입력을 동반한 예리하고 기분 나쁜 통증과 함께 피부 아래로 벌레가 찌익 찌익 움직이는 느낌을 견뎌야 했다.
큰 녀석들이 이동할 때는 수많은 애벌레를 흩뿌리며 다니는지 그 주변에는 언제나 멸치 떼처럼 많은 애벌레들이 함께 솟아올랐다.
하단의 사진을 보면 가운뎃손가락 아랫부분을 가로질러가는 벌레의 모습이 음각 판화처럼 보인다.
비록 피부 아래에 있어서 모습이 겉으로 드러나진 않아도 피부가 빨려 들면서 만들어진 실루엣이 밖으로 끄집어냈을 때의 모양과 똑같다.
녀석들은 양쪽 끝이 두껍고 몸통 가운데가 가늘고 주둥이가 톱날처럼 사선으로 되어 있었다.
약지 아래쪽에는 그보다는 좀 작은 벌레 여러 마리가 모여 있더니 그 자리에 수포가 생겼다.
시시때때로 몸 여기저기에서 솟아오르면서 통증과 견디기 힘든 가려움증을 느끼게 하는 이 못된 기생충들은 자세히 보면 육안으로도 피부를 파고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미지의 상대라는 사실이 싸울 방법을 알 수 없다는 좌절감과 절망을 몰고 오니 심리적으로 힘이 들었다.
그래도 그나마 성과가 있었던 것은 이 기생충들이 유충부터 성충이 되기까지 일어나는 변이를 단계별로 기록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인간의 몸 안에서 완전한 성충이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많은 벌레들이 나타나는 걸 보면, 내 몸 안에서 번식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숫자라는 판단이 든다.
사실 처음에 아들들과 내가 의심했던 가장 유력한 기생충은 인수 공통 감염 가능한 ‘동물원성(動物原性) 십이지장충( Zoonotic hookworm)’이었다.
그런데 만일 그렇다면 이 기생충은 인간이 종숙주가 아니어서 인체 안에서는 번식할 수가 없고, 감염된 지 5-6주가 지나면 자연 사멸해야 하는데, 내 경우는 이것들이 내 몸 안에서 왕성하게 번식하면서, 사멸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므로 이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지금으로선 아닐 거라도 믿고 싶은 악구충(顎口蟲, gnathostomiasis)쪽으로 더 기울어지는 것 같다.
지금까지 채집한 검체들로 보아, 이 기생충은 아마 脫皮(탈피)하며, 하단의 사진 순서의 모습으로 變態(변태)하는 것 같다.
그리고 또 발견한 또 다른 벌레 중에는 아직 확실치 않아서 그들의 라이프 사이클에 넣을 수 없는 것이 두 개 있다.
하단의 사진은 아마 成蟲(성충)인 것 같은데, 내가 몸에서 직접 채취한 것이 아니라 욕조 목욕 후 그 욕실 바닥에서 발견한 것이다.
하단의 사진은 바로 며칠 전에 몸에서 나온 것이다.
어깨의 피부가 몹시 가려워 자세히 보니 피부 위로 하얗고 가느다란 실 같은 것이 하늘하늘 솟구쳐 오르고 있기에 핀셋으로 채취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에일리언 같은 생소한 모양인데 투명한 튜브 속으로 알인지 유충인지 동글동글한 것들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배열되어 있어서 아마도 녀석의 産卵管(산란관)이 아닌가 싶다.
이제까지의 내 부족한 자료와 경험으로 보아 이 기생충들은 인간을 종숙주(終宿主)로 삼아, 사람의 몸 안에서 번식하는 종류인 것 같다.
피부염은 점점 더 심해지고, 벌레는 몸 어디서든 뚫고 나오고, 때로는 피부 여기저기에 불룩 솟은 노듈(nodule)을 만들기도 했다.
밤잠도 못 이룰 정도로 아프고 괴로운 날들이 흘렀다. 온몸이 본래의 내 몸이 아니라, 벌레들의 배양체가 된 느낌이었다.
피부는 점점 코끼리 피부처럼 거칠고 우둘투둘해져 갔다.
그 시간들은 좌절이기도, 공포이기도 했는데 그나마 나를 지탱해 준 건, 백방으로 자료를 찾으며 노력해 주는 아들과 며느리들, 그리고 응원해 주는 동생들과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는 가까운 분들의 사랑의 힘이었다.
실처럼 하얗고 가느다란 벌레들이 피부를 뚫고 솟아오를 때면 그 부근이 벌겋게 부어오르며 몹시 가렵다.
어깨 부근에서 피부에 구멍을 내고 빠져나와 바로 옆에 붙어있는 벌레를 발견했다.(하단 사진) 내가 핀셋으로 잡아냈을 때보다 더 모양이 온전해서 반가웠다.
이제까지 보아왔던 익숙한 모양이다. 입 쪽이 두꺼운 톱날처럼 생겼고, 뒤로 가면서 가늘어진다. 크기는 대개 10mm(1cm) 내외이다.
아마도 저것이 욕조 바닥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성충이 아닐까 한다.
저런 큰 것들이 皮下(피하)에서 움직일 때는 더 많이 퉁퉁 부으면서 통증도 크게 느껴진다.
이 벌레들은 굉장히 힘이 세고, 빳빳하게 탄력이 있는데, 빠져나오는 마지막 순간엔 용수철처럼 탁 튀면서, 피부를 박차고 떨어져 나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일단 바닥에 떨어지면 찾아내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저 벌레는 탈출하기 전에 핀셋으로 뽑아 알코올 병에 담았다.
지금은 저 녀석의 DNA 분석을 의뢰했다.
(제발 너의 정체를 드러내 주기를...)
표피 가까이에서 큰 벌레가 이동할 때는 피부에 긴 자국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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