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지인분이 갑자기 서울에 볼일이 있으셔서 갑작스레 인사동에서 만났습니다.
비가 와서 거리는 평소보다 비교적 한산했고 어제까지 폭염이었는데 많이 시원해졌네요. 가게들이 코로나 여파로 많이 문을 닫았더라고요. 분위기가 예전보다 많이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툇마루집된장예술 이란 곳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밥에 부추와 상추 된장찌개 참기름을 넣고 비벼 먹는 집인데 속이 편하고 부담이 없어서 좋았어요. 맛집이라 비가 오는 날인데도 손님이 많았습니다. 예전에도 가끔 들렀던것 같습니다.
토방은 없어졌어요. 양념게장무침이 반찬으로 나오던 곳인데 20년 전에는 밑반찬도 푸짐하게 나오면서 5천원이어서 줄서서 먹던 유명한 맛집이었죠. 작은 한옥 방구석에 옹기종기 앉아서 먹는 맛으로 갔었는데 언젠가 이사도 하고 하더니 없어졌네요.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여전히 남아서 자리를 지켜 주는 맛집들이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항상 인사동을 가면 가는 곳은 크리스탈환타지, 원석팔찌 등을 파는 곳이라 구경도 할겸 항상 들르는 곳입니다. 처음에 양재동에 있었고 인사동으로 이사를 왔는데 이번에 또 예전 집에서 조금더 종로3가 방향으로 남쪽으로 이사했습니다. 다양한 원석이 가장 많아서 한참 구경하고 나왔습니다. 많이 가본 곳이라 사진을 찍은게 없네요.
차한잔 하러 간 곳은 경인미술관, 이곳도 20년 전보다는 기가 많이 빠진 느낌. 코로나 여파로 가게들이 조금씩 다운그레이드 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원한 오미자차를 한잔 마시니까 충전이 되는것 같았습니다. 예전에는 한과도 주셨는데 한과서비스도 없어졌네요. 그래도 여전히 깊은 차맛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일찍 갔으면 전시회도 좀 보고 그랬을 텐데 저녁때 만나서 갤러리 구경은 거의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경인미술관 내의 상설 전시장도 5시까지 입니다.
微服過宋 남루한 복장으로 송나라를 지남
孔子去宋適鄭弟子相失 공자가 송나라를 지나 정나라에 가려했을 때 제자들과 서로 길이 어긋나
孔子獨立郭東門 공자 홀로 성곽 동문에 서있었다.
鄭人謂子貢曰 東門有人 정나라 사람이 자공에게 설명하며 말했다. 동문에 사람이 있는데
其類似堯 其頂似皐陶 其肩類子産 그 모습이 요임금 닮았고 정수리는 고요를 닮았고 어깨는 자산을 닮았습니다.
自腰以下不及禹三寸 허리로부터 그 아래는 우임금보다 3촌이 미치지 못했고
纍纍然着 喪家之狗 지쳐 초라한 모습이 상가집의 개와 같았습니다.
子貢以告 孔子笑曰 자공이 이를 공자에게 고하니 웃으며 말하길
形状末也 喪家之狗 然哉然哉 형상이 사소한 것이지만 상가집 개와 같았지, 과연 그러했었지, 그랬었지.
7월 달 내내 외국어시험 공부를 했더니 이제야 한문이 좀 눈에 들어오네요. 작년에 쳤으면 좋았을 텐데 자꾸 다른 일로 신청을 놓쳐 이번에 치게 되었어요.
학교 얘기며, 논문 얘기, 공부 얘기, 교수님들 얘기, 동기 얘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수다를 떨다가 헤어졌습니다. 나이가 들 수록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분야로 가면서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런 대화를 할 수 있는 지인들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인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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