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은 자신이 선택하게 한다.
즉, 내가 클릭을 함으로써 내가 주도권을 행사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을 사용할 수 밖에 없도록 설계한 사람들은 시스템 뒤에 숨어서 나를 지켜 보고 있다. 그것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그것은 이미 노예 그 자체이다.
디지털에 익숙 하면 할 수록 그것은 오히려 나의 주도권을 내어 주고 상대방이 설치 해 놓은 덫 안에서 헤매는 것이다.
과거에 소프트웨어 개발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과도한 공부량과 계속 변하는 새로운 개발 언어와 컴퓨터 환경, 인간이하의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개발환경으로 두 손 들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환경이었고 개발자는 언제나 자신의 삶이 없다.
사람들은 쉽게 클릭을 하지만 그 뒤에서 보이지 않는 시스템 개발자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1을 클릭한다면 그 뒤에는 1000이나 10000의 분량의 거대 시스템이 존재한다. 화면에 보이는 것이 의식의 영역이라면 화면 뒤에서 돌아가는 시스템은 무의식의 범주에 해당할 정도로 방대하다.
그럼 가장 주도적인 것과 권리를 찾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아날로그를 사용하는 것이다.
아날로그란 무엇인가? 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것이 아날로그 이다.
아날로그는 불편해 보이지만 복사가 안되고 그 자체로서의 유한한 존재성을 갖기 때문에 불법복제와 카피의 위험에서 가장 안전하다. 심지어 똑같은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구매 한다고 할 때 에도 이것은 아날로그 이다. 각각의 상품은 고유성이 있어서 가끔 불량품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지 복사는 수천만장 아니 수억장을 복사해도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물질세계가 아날로그 이며 컴퓨터에 접속했을 때 접할 수 있는 파일형태의 지식과 정보가 디지털인 것이다.
일본이 도장문화, 팩스 문화로 디지털화가 늦다고 손가락질 하지만 과거 우리보다 30년이상 앞섰다고 알려진 기술을 가진 그들이 그것을 몰라서 안했거나 기술이 부족해서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택해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일것이다.
그것은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가 온라인 서류출력이 가능할 무렵에도 프랑스는 여전히 팍스라고 불리는 Fax를 선호한다고 들었다. 100년 전쟁을 한 독립과 주도권의 피가 흐르는 프랑스 아닌가?
전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바칼로레아 논술시험을 치고, 전세계 명품의 탑브랜드 몇 가지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가 굳이 몰라서 돈이 없어서 팩스를 쓸까 싶다.
결국 디지털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 판을 만든 사람들에게 내 모든것을 보여주고 권리를 넘겨주는 가장 노예의 선택인 것이며
아날로그의 선택이야 말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로서 나의 주도권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지나친 디지털 세상은 매우 위험하다. 나의 존재가 현실에 없고 가상세계에만 있다면 그것은 노예로서만 존재한다는 뜻이 된다.
지나친 디지털 화 보다는 적절히 현금도 사용하고 편지도 쓰고 그런 것들이 인간적인 숨쉼틀을 주게 한다.
다시 손편지가 유행하길, 예약이 아닌 어느날 훌쩍 떠나는 여행이 일상이 되어 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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