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코로나

피부를 뚫고 나오는 기생충 2편

이지 easy 2022. 2. 15. 01:36
반응형

피부를 뚫고 나오는 기생충 1편

 

피부를 뚫고 나오는 기생충 1편

요즘 장안의 화재 ㅠㅠ 기생충이 피부를 뚫고 나오는 동영상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보는 것도 너무나 괴롭네요. 두 편 올리셨더라고요. 아스트라제네카를 2번 맞았고 남편과 본인 둘 다 기생충

slms.tistory.com

 

검색을 하다가 원블로그의 글을 저장해 놓은 블로그를 발견해서 다시 퍼왔습니다. 

https://m.blog.naver.com/jmjfp/222646438612

 

豫防接種(예방접종) 및 寄生昆蟲 (2/2)

1부에 이어서... 이 정도까지만 해도 견디기 힘든 시련이었고, 끝나지 않는 악몽 같은 시간이었는데, 정말 ...

blog.naver.com

글이 자꾸 비공개 되거나 검색이 안되게 막거나 해서 화면 전체를 복사해 왔습니다. 

원 글 쓰신분 이제 좀 괜찮아 지셨는지 모르겠네요. 글이 비공개 된것은 네이버에서 막았다고 하네요.

저또한 고의적으로 비공개나 삭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혹시 삭제가 된다면 검색엔진이나 AI가 막은 것으로 아시면 될것 같습니다.

 


정도까지만 해도 견디기 힘든 시련이었고, 끝나지 않는 악몽 같은 시간이었는데, 정말 지독한 일은 그 후에 일어났다. 내가 벌레들 때문에 너무나 시달리고 있는 것을 몹시 안타까워한 동생이 엉망진창이 된 내 피부를 위해 레몬을 커다란 자루에 하나 가득 보내주면서 슬라이스 한 레몬을 망사 주머니에 넣어 따뜻한 물에 레몬 목욕을 하면 좋을 거라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몸이 찝찝하던 터에 동생의 고마운 성의를 생각해서 그 말대로 레몬즙을 진하게 우린 욕조에서 느긋하게 목욕을 하고 나왔다.

 

그런데..... 정말이지 예상도 못 했던 부작용이 나타났다.

벌레들이 떼를 지어서 레몬 물에 잠기지 않았던 목과 얼굴 부위로 모여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결국 몸 전체에 퍼져 있던 벌레들을 목과 얼굴로 유도한 셈이 되어버렸다.

그 이후로 일어난 일들을 정말 돌이키기도 싫다.

벌레들이 턱 양옆으로 커다란 노듈(nodule)을 형성하더니, 거기서부터 굵은 터널을 만들어 수없이 많은 무리가 점점 얼굴 위쪽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피부가 벌겋게 부풀어 오르면서 붉고 굵은 두툼한 줄이 생기더니, 목에서 턱으로, 턱에서 더 위쪽으로, 움직여 오는 동안 얼굴이 치과에서 마취주사를 맞았을 때처럼 저릿하게 마비되는 느낌이 들었다.

벌레 터널이 찌익 찌익 움직여서 위로 올라오던 그 시간은 정말이지 이제까지 경험해 본 가장 큰 공포였다.

피부 아래에서 움직여오는 그 붉은 줄을 오른쪽 윗입술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그 직후부터 입술과 잇몸 사이에서 희미하게 피비린내가 느껴졌다.

이놈들이 내 입술 아래로 파고들어 입안으로 몰려들어 오는구나 싶어, 나는 완전히 공포에 압도되었다.

속수무책의 그 공포 속에서 얼핏 생각난 것은 입을 헹구면 그 강한 화학적 성분으로 입안이 얼얼해지는 리스테린(listerine, 구강청결제)이었다.

리스테린 용액을 입안 가득 머금고, 한참을 버티고 있었더니, 아, 이게 정말로 효과가 있었다!

벌레가 입 쪽에서 물러나,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휴~!" 한숨을 돌리고 나서, 거울을 보니 턱 양쪽으로 거대하게 불룩한 벌레 주머니(?)가 생겨서 얼굴이 사각형이 되어 있었다.

 

그때 턱 중앙 부근에서 표피 아래를 기어가는 벌레가 이루는 큼직한 노듈이 두 개 보였다.

기생충 약 알벤다졸을 여러 날 째 먹고 있어도 약 성분이 도대체 피하까지는 도달하지 않는지, 이 녀석들의 蠢動(준동)이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것 같아서 좌절감을 느끼고 있던 참인데, 마침 벌레들이 위치한 곳이 단단한 턱뼈 바로 위이므로, '힘껏 눌러서 벌레를 터뜨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벌레 떼의 총공격에 놀라서 뱃속에서부터 부들부들 떨려오는 몸을 가누며, 손에 잡히는 대로 전동칫솔의 단단한 손잡이 아래쪽을 벌레 노듈 위에 대고 덜덜 떨면서 온 힘을 다해 턱 위의 벌레를 힘껏 짓이겼다.

처음 누를 때 무언가가 '투둑' 하며 터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터진 것이 벌레인지 아니면 내 혈관인지 알 수 없다.

어쨌든 죽을힘을 다해 누르고 또 눌러 턱 위의 벌레 두 마리를 죽이려고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욕실에서 사투를 벌이다 보니, 시계는 자정을 넘기고 있었다.

 

나중에는 이만하면 충분히 죽였겠지 싶어서 턱 부분에서 일어난 출혈이 큰 멍이 되지 않도록 양손으로 다시 턱 부분을 압박해 지혈하며 한참 그러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벌레들이 준동할 때 느껴지는 그 기분 나쁜 '지르르' 하는 마비의 느낌도 사라지고, 통증도 가라앉아서 달콤한 정적과 평화가 깃들었다.

"휴~!"

 

'직접 압박해서 죽일 생각을 다 하다니, 하긴 이런 무법자들에겐 주먹이 통하는 법이지!'

'진짜 훌륭한 방법이었어!'

스스로를 칭찬하며 우쭐한 기분이 들기까지 했다.

마침 바로 아래에 단단한 턱뼈가 받쳐주니 가능한 작전이었다.

다 같은 내 몸이지만 몸의 다른 부분보다도 얼굴만은 벌레들에게 내어주고 싶지 않았다.

그 징글징글한 놈들이 얼굴로 많이 올라오는 건 정말 끔찍했다.

입안, 귀, 특히 눈으로는 제발...

지혈을 위해 한참 동안 턱을 압박하고 있던 손을 풀고, 욕실 정리를 하고 나와서 침실로 갔을 때는 몸도 마음도 엄청 피곤해서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푹 쓰러질 것 같았고, 잔뜩 용을 쓰며 벌레들을 짓눌렀던 팔과 어깨도 아파졌다.

한밤중에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일인지!

그래도 벌레들이 물러나서 천만다행이다 하며 침대 위로 쓰러지려는 순간,

아! 다시 턱에서부터 벌레들이 몰려올 때의 그 지릿 하게 마비되는 느낌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니! 안돼! 절대로 안 돼! 이건 악몽이야~!"

믿고 싶지 않아서 도리질을 치며 침실에 있는 거울을 보니, 다시 벌레의 붉고 두툼한 터널이 생겨서 이번에는 사정없이 눈을 향해 올라오고 있었다.

그때부터는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다. 손에 잡히는 대로 딱딱한 것이든 뭐든 집어 들어서 눈에서 아래쪽을 향해 세게 압박하며 물리적으로 벌레들을 쓸어내리려고 애썼다. 힘껏 누르다 보니 내 얼굴에서 실핏줄이 터지고...

새벽 세시가 넘도록 그렇게 분투를 했건만 벌레들은 도무지 물러날 기미가 없이 내가 손의 누르는 힘을 풀면, 다시 기어올라왔다.

그리고 입 부분은 이미 벌레들에게 점령당해서, 입안으로 뚫고 들어간 벌레들이 입술에 구멍을 내며 삐져나오기 시작했다.

내가 전에 올렸던 글의 답글에서 어떤 분이 나에게

“寄生蟲妄想症(기생충 망상증)”인 것 같다고 했었는데, 정말이지 ‘내가 미친 것이고, 이것이 현실이 아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심정이었다.

새벽 세시가 넘자 너무 힘이 들어서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되었다.

더 이상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너무나 지치고 힘들어서..

‘나를 죽이든 살리든 알아서 해라.’ 하는 심정으로, 저항을 포기하고 그냥 침대에 쓰러졌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아직도 나는 살아는 있다.

그러나 내 얼굴은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밤 동안의 사투의 결과로 온 얼굴이 퉁퉁 붓고, 벌레들이 파고 나온 입술도 부어서 통통해졌다.

귓불 아래와 귓바퀴 쪽으로 파고 나온 벌레들 때문에 귀가 퉁퉁 부어서 벌겋게 되었고, 귓속에서 鈍痛(둔통)이 느껴지기도 했다.

눈꺼풀과 눈물샘 주변에도 벌레들이 자리를 잡았다.

그 이튿날 그러니까 지난 월요일에는 병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전날 밤부터 새벽까지 이어진 고통이 하도 끔찍해서 병원을 찾아가 임상적인 증세에 관한 것이라도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에는 기생충에 대한 치료를 받을 곳이 없었다.

아들들이 검색하여 분당 서울대병원과 현대 아산병원에 기생충을 공부한 의사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먼저 분당 서울대병원에 전화를 했는데 어렵게 연결이 되어 상황을 설명하고 감염 내과에 시간을 잡으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곳에서도 “알려지지 않은 기생충” 은 치료할 수 없어서 본원으로 의뢰한다며, 기생충 학자가 있는 국립대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국립대 병원이라면 서울대 병원, 아니면 부산대 병원?

그래서 당장 달려갈 수 있는 부산대 병원으로 전화를 했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전화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제서야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곳이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면 이제 현대 아산병원! 여기도 전화 연결이 바로 되지 않고 예약 요청을 하면 나중에 간호사가 전화를 준다고 했다.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은 예약도 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그다음으로는 지인에게 소개받은 채종일 박사님에게 연락을 시도해 보았다.

서울대 의대에서 기생충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평생 기생충 연구에 전념한 채 교수님은 세계 기생충 학회 회장도 역임하였다. 대학에서 교수로 있다가 은퇴 후에는 한국 건강관리협회 회장이 되셨고, 기생충 박물관도 운영하시니, 그야말로 국내 기생충 학계에서는 최고의 실력자인 것 같았다.

마침 이종사촌 오라버니가 그분과 잘 아는 사이여서 소개를 해준 덕분에 순조롭게 연락이 닿았고, 교수님께 내가 모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냈다.

그전에 어떤 의사나 학자도 내가 겪는 증세와 사진 속의 기생충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막막한 상황 속에서 과학자인 작은아들이 '유전자 지도 확인(sequencing)' 을 제안했었다.

내가 벌레를 충분히 채취하면, 그것으로 이 벌레의 DNA를 분석하여 지도를 만들고, 이것이 어떤 생물종에 속하는지 알아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단 그때까지 모은 충체들을 알코올 병에 담아 작은 아들에게 택배로 보냈는데, 교수님께서도 같은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에 아들이 내가 보낸 알코올 병을 들고 채 교수님을 방문해서 우선 현미경 소견을 보고 형체만으로 판정하기가 분명하지 않을 경우에는 DNA 분석까지 해보기로 했다.

(지금은 채 교수님이 이것의 DNA를 분석 중이다.)

한편으로 작은 아들이 또 다른 충체를 모아주면, 반드시 이 벌레의 정체를 알아내 주겠다고 하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

또 나는 나대로 알벤다졸을 아무리 먹어도 피부에 있는 벌레에게는 약효가 미치지 않는 현실에 고민하다가 두 가지 방법을 쓰고 있다.

하나는 알벤다졸 알약을 부수고 녹여서 용액으로 만들어 피부에 바르는 것이다.

이것이 효과가 있었다.

알벤다졸 용액을 피부에 바르자 목과 어깨의 표피로 솟아올랐던 수많은 애벌레들이 죽었다.

복수심에 불탄 나는 무자비하게 약을 계속 발랐다.

또 하나는 알벤다졸을 사러 갔던 약국에서 약사가 강력히 권한 '파라곤' 이란 약을 먹은 것이다.

화학적 구충제가 피부에까지 효력을 미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니, 그 사이에 좀 더 편하게 견디려면 이 약이 좋겠다 싶어서 먹어보았는데, 정말로 효과가 있었다.

 

#괴생명체#기생충#정체불명의존재#희귀한감염

 

몸속 벌레와의 길고 힘겨운 투쟁 –희망과 좌절의 나날들

이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괴이한 벌레들이 날마다 내 몸속을 돌아다니며, 통증을 일으키다가 살갗을 뚫고 나오거나, 피부를 부풀게 만들며, 따갑고 아프고 견디기 힘들도록 가렵게 하면서, 온몸을 점점 더 심하게 만신창이로 만들고 있는데, 대책 없이 당하고 있어야 하는 날들이 괴롭게 흘러갔다.

신체적 고통도 힘들었지만, 이것의 정체를 모르기 때문에, 이것이 남에게 감염될 수 있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불안한 채로 날마다 사용한 이불과 입었던 옷을 빨고, 주변을 소독하고, 집안 청소를 하느라고 거의 진이 빠질 지경이 되었다.

 

이 벌레로 인하여 그동안 평화롭던 내 일상의 모든 것이 정지된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몹시 힘이 들었다.

아무런 특별한 잘못도 하지도 않았건만, 이렇게 엄청난 고통을 당하게 되고 보니, 더 이상 이 세상을 믿을 수가 없어졌다.

개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가던 아름다운 해변 언덕길도 언제 무엇에 감염될지 모르는 두려운 곳이 되었고, 바깥에서 사 먹는 채소나 샐러드도 오염의 위험을 안고 있는 듯 느껴지면서 조그만 먼지만 보아도 깜짝깜짝 놀라며, 혹시나 벌레인지 살펴보게 되었다.

도무지 살맛이 나지 않아서, 먹는 것도 소홀히 했더니, 몸이 무섭게 야위었다.

잘 견디려면 뭔가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음식을 꾸역꾸역 욱여넣어보았지만, 삶의 즐거움이라곤 찾을 수 없어, 우울하기만 했다.

평소에 나 자신이 비교적 냉철한 편이라 생각했고, 이번 일도 잘 헤쳐나가리라 생각했었는데, 시도하는 모든 일이 벽에 부딪히다 보니, 점점 더 의기소침해졌다.

 

그 사이 몇몇 기억할 만한 일들이 일어났다.

 

연말을 앞두고 있던 지난 12월 하순에 이번 사건의 중요한 轉機(전기)가 될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그전 한 달 동안 점점 나빠져만 가던 나의 증세를 몹시 걱정하고 위로해 주던 다정한 K가 사진을 몇 장 보내왔는데, 내 몸에서 나오는 벌레와 똑같은 것이었다! (하단 사진 참조)

깜짝 놀라 이 사진이 어디서 났느냐고 물었더니, 자기 몸에서도 이 벌레가 나온다는 것이었다!

K의 입 내부, 혀에도 하얗게 박혀 있는 벌레들을 보니 소름이 쫙 돋았다.

혀에 다닥다닥 박혀 있는 벌레
혀에 다닥다닥 박혀 있는 벌레

어머나 세상에나!

너무나 기가 막히고 두려웠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사실 하나는 감염 일시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K와 내가 근래에 만난 날이 단 하루 있었으니, 바로 그날 감염이 일어났던 것은 분명했다.

그러면 그날 함께 했던 다른 일행들은?

모두에게 연락해 보았더니, 내가 좀 더 이르게, 좀 더 심하게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을 뿐, 불행히도 우리 모두에게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래도 그때는 이미 한 달 동안의 고군분투 끝에 기생충 박물관의 채종일 박사 연구실에서 충체에 대한 DNA 분석을 진행 중이었고, 박사님께서 너무 불안해하지 말라며, 이것이 무엇이든 간에 일단 알벤다졸을 복용하며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신 말씀이 큰 위로가 되고 있는 상태였다.

감염 초기에는 ‘동물원성 십이지장충(Zoonotic hookworm)’을 의심했고 채 교수님과 연결된 후에는 악구충증(顎口蟲, gnathostomiasis)을 의심했는데, 채집한 충체를 보신 다음에는 이런 가능성은 배제되었다.

내 몸에서 채집하여 70% 알코올용액에 담가둔 충체를 가지고 직접 기생충 박물관을 찾아갔던 둘째 아들의 말에 의하면, 유극악구충처럼 장으로 감염되는 기생충은 독한 위산도 견디고, 사람의 장기 조직을 뚫고 다녀야 해서 몸이 두꺼운 角皮(각피)층으로 덮여 있고, 조직이 무척 튼튼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조각난 몸체의 일부만 보아도 그 특징을 바로 알 수 있다고 했다.

현미경 관찰을 통한 형태학적 특징만으론 어떤 기생충인지 판정을 못하니, DNA 분석에 들어갔다는데, DNA 분석(Sequencing)이 완료되는 새해 첫 주일쯤에는 어느 정도 정체가 드러날 것으로 본다.

 

충체의 정체 규명과는 별도로, 견디기 힘든 피부 증세 때문에 작은 아들이 서울대 병원 희귀질환센터에 나의 증세를 적은 글을 써서 2022년 1월 5일에 피부과 외래에 어렵게 예약을 잡아 주었으니, 이 또한 작은 희망이 되어 주었다.

벌레들은 점점 더 광범위하게 내 온몸을 장악해갔다.

피부에 가득 돋아난 벌레의 표식

2021년 12월 28일 아침에는 목 아래에서 하얀 고치 같은 것이 발견되었는데(아래 사진), 자세히 보니, 그 옆에는 까만 곤충을 닮은 것이 보이고, 하얀 실로 뒤덮인 고치 안에서도 곤충의 더듬이 같은 이상한 형체가 보였다.

피부를 뚫고 나온 고치와 곤충
피부를 뚫고 나온 고치와 곤충

시간이 흐를수록 이 벌레는 점점 더 곤충을 닮은 특성을 보였다.

인체 내부에서 생존할 수 있고, 번식도 하는 기생 곤충이 존재했던가?

곤충이 인체 내부에서 생존하며 번식하는 능력을 습득할 수 있다면, 그런 것은 하루아침에 습득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닐 텐데, 아직 학계가 알지도 못하는 이러한 곤충이 존재할 수가 있는 것인지!?

시간이 흐를수록 개체 수가 점점 더 많아질 뿐 아니라, 저마다 모양이 전혀 다른 충체들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變態(변태)를 하는 생명체일 가능성이 높았다.

기생동물이라면 보통 여러 숙주를 거치는 것이니, 같은 숙주 안에서 성장, 변태, 생식까지 하지는 않을 텐데, 이것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시간이 흐를수록, 증거들이 모일수록, 수수께끼는 더 깊어져만 갔다.

 

벌레들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수가 많아졌고, 알벤다졸과 구충 보조제 하라곤까지 먹어도 기세는 조금도 꺾이지 않았다.

 

기생 곤충이 피부를 뚫고 나와 만든 흉터
기생 곤충이 피부를 뚫고 나와 만든 흉터

몸이 피페해지는 만큼 마음의 여유도 사라지고, 내게는 수심이 깊어만 갔다.

벌레가 사람을 이렇게까지 만들어 놓다니!

당하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그 사이에 K의 집에서 잡은 벌레는 또다시 우리를 깊은 혼란에 빠뜨렸다.

검은 털 뭉치처럼 생긴 타원형 고치(?) 안에 더 검은 몸체가 들어 있고, 몸보다 더 긴 관을 달고 있는, 정말로 기이한 모습이었다.

K의 집에서 발견된 긴 관을 달고 있는 기이한 벌레
K의 집에서 발견된 긴 관을 달고 있는 기이한 벌레

고통스럽고 우울한 가운데 2022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도 여전히 몸 여기저기에서 하얀 실 같은 벌레들이 솟아올랐다.

이 벌레들은 상처를 무척 좋아한다. 조그만 상처라도 생기면 그리로 끝도 없이 몰려들어 상처가 아물지 못하게 만들고, 계속 체액을 빨아먹었다.

 

때로는 저희들끼리 커다란 상처를 만들고 구멍을 파서 밖으로 나오기도 한다.

이들에게 시달리는 날들이 쌓여갈수록 어쩌면 이것은 線蟲類(선충류)가 아니라 昆蟲類(곤충류)일 것이라는 증거가 많아졌다.

 

2022년 1월 4일 아침, 기다리고 기다리던 1월 5일의 서울대 병원 진료를 위해 부산을 떠나던 날, 밤사이에 얼굴에서 빠져나온 작은 충체를 사진으로 찍어 자세히 보려고 검은 알루미늄 뚜껑 위에 가져가는 순간 바닥에 채 놓기도 전에 작은 충체가 벌떡 일어나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그것을 촬영해 보니, 이 벌레는 부착력이 굉장히 강한 흰 실로 고치를 만들어 자기 몸을 둘둘 감고 있었다!

아마 스스로 움직여서 일어선 것은 아닐 것 같고, 부착성이 강한 실이 무언가에 근접하면 찰싹 달라붙으면서 고치를 일으켜 세우는 것 같았다.

짝다리를 짚고 서 있는 건방져 보이는 작은 고치의 자세에 쓴웃음이 날 뿐이었다.

짝다리 짚고 서 있는 건방진 고치
피부를 뚫고 나온 고치
피부를 뚫고 나온 고치
상동
상동

내가 호호바 오일을 섞어 만든 알벤다졸 연고로 얼굴을 마사지하면 잠깐 사이에도 이렇게 많은 고치들이 빠져나왔다.

이런 실 꾸러미 같은 것을 보여주면 모겔론스(Morgellons-망상성 기생충 감염증)라고 하며, 벌레의 정체를 밝히려 하지 않을 것 같아서 우선 사진을 간직만 하기로 했다.

상동
상동

1월 4일 오후에 서울에 도착하여 역으로 마중 나온 큰동생의 차를 타고 그 집으로 갔는데, 차를 타고 가는 중에도 몸이 너무너무 가렵고 따가웠다.

동생 집에 도착하자마나 알코올 솜을 달라고 해서 가려운 곳을 깨끗이 닦아냈다.

벌레들이 돋아 나올 때는 피부가 골골이 주름이 잡혀 기이하게 '쫘악~' 위축되면서 특징적인 잔주름 사이사이로 수많은 하얀 돌기들이 솟아난다.

눈에 보이는 충체들을 핀셋으로 잡아내니 위의 오른쪽 사진과 같은 모양이었다.

 

벌레의 정체도 모르고 대처 방법도 몰라서 전문가의 지도가 절실하던 날들이 가고, 드디어 고대하던 1월 5일, 서울대학교 병원의 외래진료 날이 밝았다.

우선은 내가 느끼고 따갑고 가려운 증세를 견디기 쉽게,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게 만들 수 있었으면 했지만, 더 바라는 것은 피부과 전문의가 이것의 실체를 밝혀내자고 하면서 호기심을 갖고 뛰어들면 좋겠다는 소망이었다.

병원에 가서 진료카드 작성에 등록을 하느라 반나절을 더 걸려서 어렵게 의사를 만나긴 했으나, 작은 아들이 그동안에 내 병력의 사진을 첨부한 리포트를 담당의에게 제출한 후, 상황을 설명했다.

내게 중요한 희망의 끈이었던 담당의는 내 말을 무성의하게 들었고, 내 피부를 직접 들여다보지도 않고, 바쁘다는 태도로 진통제만 처방해 주겠다고 하였다.

밖에 나가 처방전을 받고 의학사진실에 가서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 심경은 정말 허탈했다.

여기서 전문적인 가이드를 받으며 상황을 다스려 보겠다던 기대는 그저 허망한 꿈으로 끝났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이것이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실망감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처방받은 약은 가래나 이물질이 배출이 잘 되도록 돕는 약, 가려움증을 진정시키는 약, 우울증 완화제, 상처에 바르는 항생제 연고, 과민해진 피부에 바르는 약 등 주로 나 자신을 다스리는 약이었다.

이런 약이라면 부산에서도 얼마든지 처방받을 수 있는 것들인데..

 

희귀질환센터를 통해 예약했기에 더욱, 이런 상태에 대한 근원적인 접근이나, 하물며 피부를 긁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정도의 검사라도 기대했던 나는 이만저만한 실망을 한 게 아니었다.

혹시나 치료 기간이 좀 필요하면 동생네 집에 며칠 머물 각오로 왔지만, 그날 저녁에 바로 짐을 싸가지고 부산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밤 비행기를 탔다.

 

그날의 두 번째 타격은 기생충 박물관의 유전자 검사 결과였다.

그곳으로 보낸 충체 중 힘차게 피부를 뚫고 나온 건강하고 온전한 한 마리에서 DNA를 추출했다기에 더욱 좋은 결과를 예상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작은 아들이 전해준 바에 따르면, DNA 추출에는 성공했으나, 이 벌레의 유전자 지도가 피부에 감염될 수 있는 선충을 대상으로 하는 몇 가지 시약으로 유전자를 증폭시키는 실험에서는 모두 종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벌레는 우리가 알고 있던 일반적인 기생충이 아닌 것이다.

선충류일 가능성을 배제하게 된 것에서 의미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이런 결과는 이제까지 25일 이상을 열심히 알벤다졸을 복용했어도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현실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고, 도움받을 곳도 없는 암담한 현실에 깊은 좌절감을 느끼며, 공항 대기실에 말없이 앉아 있다가 어두운 하늘을 날아 집으로 돌아왔다.

선충류 중에서 가장 강력한 벌레인 유극악구충도 알벤다졸을 3주 정도 복용하면 퇴치된다는데, 이 녀석들은 꿈쩍도 않을뿐더러 점점 더 증식하기까지 하니, 알벤다졸은 이제 그만 먹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나도 피부 곳곳이, 거의 성한 곳이 없이 구멍이 나고, 붉게 부어올라 끔찍한 상태(하단 사진 참조)였지만, 이날(1월 6일) 보내온 K의 사진도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목의 피부에 온통 길고 하얀 것이 돋아나고 난생처음 보는 아주 긴 벌레도 보였다.

K의 목 부의 피부를 뚫고 나온 길고 하얀 벌레들
K의 목 부의 피부를 뚫고 나온 길고 하얀 벌레들

우리에겐 정말 도움이 절실한데, 어디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했다.

 

어두운 마음으로 한계상황을 견디고 있던 1월 7일, 몸이 견딜 수 없이 가렵고 따가워서, 살펴보니, 벌레 한 마리가 몸을 길게 늘인 채, 몸 밖으로 빠져나와 끄덕끄덕 상하로 움직이며 주변을 살피는 듯했다.

사실 혼자서 자기 몸에서 파고 나오는 벌레의 동영상을 제대로 찍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것이 언제 어디서 나올지 전혀 예측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설령 나온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몸을 찍을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 벌레는 내 오른쪽 겨드랑이 부근을 뚫고 나왔다.

얼른 달려가 휴대폰을 갖고 와서 완전히 몸을 뒤튼 자세로 동영상을 찍고 있는데, 주위의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벌레가 몸을 위아래로 조금씩 움직이며, 도로 살 속으로 후진해 들어가는 것이었다!

영상 미리 보기 캡처화면(영상 재생 안됨)

쏙 들어가 버리기 전에 잡아내야겠기에 급히 핀셋으로 녀석을 잡아서 알코올 병에 넣었다.

기생충 박물관의 분석 결과에 기대가 컸던 만큼, 낙담도 깊었던 내 심정을 잘 아는 정 많은 둘째 아들이 다른 제안을 했다.

이번에는 자기가 직접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두 가지 분석을 해보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처음부터 아들이 직접 해보겠다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기생충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채 박사님에게 맡겼던 것이었다.)

하나는 곤충류 유전자 증폭이 가능한 試藥(시약)을 가지고 다시 기생충 박물관에서 했던 것과 같은 유전자 분석을 해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상을 전혀 짐작할 수 없으니, 그냥 무차별로 ‘숏건순서법(shotgun sequence method, -順序法)’을 시도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하려면 비용도, 시간도 많이 들 것이지만, 치료와는 별개로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을 목적으로 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이날 새로 잡은 벌레는 아들의 분석에 쓸 수 있도록 이튿날 바로 서울로 발송했다.

1월 7일 저녁에 드디어 퍼메트린 연고를 입수하여 온몸에 발랐다.

결과는 놀라웠다!

그 이튿날인 1월 8일 하루 동안에는 거의 예전으로 돌아간 듯, 따갑지도, 가렵지도, 부어오르지도 않아서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다.

몸에 벌레만 들끓지 않아도 이렇게 행복한 것을..

 

그러나 달콤한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러면 그렇지.. 이 무시무시한 벌레들이 그렇게 쉽게 물러날 리가 없지!

잠시 동안의 안온함이 너무 달콤했기에, 또다시 스멀스멀 올라오는 벌레의 느낌이 더욱 싫었고, 기분이 거의 처참할 만큼 좌절감이 컸다.

딱 만 하루가 지나자 밤부터 다시 가려워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일요일인 1월 9일 아침엔 다시 여기저기가 퉁퉁 붓고, 왼쪽 손목에선 실 같은 벌레와 보통 벌레가 섞여 나오기 시작했다.

급한 대로 오후에 문을 연 약국으로 달려가 크로타미톤 성분의 연고를 사다가 온몸에 발랐다.

이 약은 약간 도움이 되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1월 10일 월요일에도 부분적인 소양증(搔癢症, 가려운 증세)이 계속 일어났다.

이날은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서 구멍 난 얼굴에 화장을 하고 아주아주 오래간만에 동네의 레스토랑<오페라>에 가서 점심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 원저자 사진이 있는데 개인정보라 혹시나 해서 삭제하였습니다.)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레스토랑 &amp;amp;amp;amp;amp;amp;lt;오페라&amp;amp;amp;amp;amp;amp;gt;

한 달 반 동안 병원과 마트에 가는 것 빼고는 집에만 있었는데, 밖에 나가 식사도 하고 벌레 이외의 것에 관심을 두며 이야기도 나누고 오니, 이외로 기분전환이 되었다.

사실 그 사이에 옷 속에선 벌레들이 기나긴 흔적을 남기며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피하에 있는 벌레가 이동하여 만든 피부의 부은 모습
피하에 있는 벌레가 이동하여 만든 피부의 부은 모습

이날 밤에 남편이 구해온 퍼메트린 연고를 두 번째로 발랐다.

미국의 큰아들은 살충제를 그렇게 장기간 쓰면 안 좋다며 질색을 하며 말렸지만, 사실 이날부터 연달아 열흘 동안 주변의 도움으로 구한 연고들로 날마다 밤이면 퍼메트린을 온몸에 바르고 잤다.

건강을 해치더라도 이 벌레만 잡을 수 있다면,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은 절박한 심정이었다.

(그리고 1월 17일에 1%의 이버멕틴 연고를 입수하여 얼굴에는 이걸 바르기 시작했다. 이 연고는 수입품인데 현재까지 써본 것 중 가장 효과가 좋았다.)

2022년 1월 11일 화요일에는 전날 밤에 다시 바른 연고 덕에 잠을 편히 잤다.

2021년 12월 초에 장기간 알벤다졸을 복용하였으므로, 해운대 이마트 옆에 있는 호두내과 원장(김일두)에게 간기능 검사를 받았었다.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호두내과의원 입구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호두내과의원 입구

구충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이유를 말하면서 이상한 기생충에 관한 사실을 말했고, 거의 한 달간 이어진 알벤다졸 복용을 끝내며 다시 간 기능을 체크하러 갔다.

결과는 양호했다.

검사 결과를 들으서 가서 김일두 선생님을 만난 김에 퍼메트린 연고에 관한 질문을 하니, 부산대 병원의 이선희 교수님을 찾아가 보라며 의뢰서를 써주었다.

의뢰서를 들고 부산대 병원의 이 교수님께 예약을 하기 위해 전화를 하니,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그곳의 감염 내과는 외래진료를 보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래도 나는 상황 설명을 하며 이 교수님을 꼭 뵈어야겠다고 고집하였더니, 부산대 병원 본원 대신에 양산 부산대 병원으로 가보라고 하였다.

그래서 1월 13일 오후 세시에 양산 부산대 병원 감염 내과에 외래진료를 예약하였고, 두근두근 설레는 희망을 품고 그날을 기다렸다.

1월 13일 일찍 부산대 병원으로 가서 오래 걸리는 수속을 마치고 감염 내과 진료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배 교수님은 내 상태와 가지고 간 자료를 보고 크게 놀라며 상황이 심각하다고 하였다.

더구나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감염되었다면 전염의 위험도 있겠다면서 한시라도 빨리 기생충학 교실이 있는 서울대병원의 감염 내과로 가보라고 재촉하였다.

본인은 도울 능력이 없고 자문을 구할 데도 없다며 그날 진료 예약은 취소하겠다고 하였다.

이 벌레에 감염된 후로는 내내 기대가 좌절과 실망으로 바뀌는 연속이다!

무척이나 실망하여 기운이 다 빠져, 고속도로를 달려 집으로 오는 내내 말 한마디도 하기가 싫었다.

이날 밤 연속 4일째 퍼메트린 연고를 온몸에 발랐는데, 점막에 닿는 걸 조심하라기에 얼굴만 빼고 약을 발랐더니, 벌레들이 왼쪽 이마에서 뺨을 지나 왼쪽 입술 귀까지 두껍고 긴 터널을 만들었다.

그래서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며 얼굴까지 연고를 바른 후 비닐 랩으로 감싼 채 잠을 잤다.

1월 14일 금요일에는 둘재 아들이 드디어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함께 했던 분의 실험실을 빌려 DNA를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하루 종일 걸려 저녁 무렵에야 8개로 나눈 시료 중 3개에서 DNA를 추출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날 밤 소금과 식초를 섞은 물에 목욕을 하다가 빠져나온 충체를 발견했다.(하단 사진 참조)

이건 완전히 곤충 모양이었다.

수수께끼처럼 보이던 온갖 형태들을 지나서 이제야 차차 정체를 드러내는 것인가?

팔에서 나온 괴 생명체
팔에서 나온 괴 생명체
상동(클로즈업)
상동(클로즈업)

여전히 온몸의 피부가 들뜨고 여기저기서 벌레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이날 오후에는 오른쪽 종아리 안쪽이 몹시 가렵더니 이런 무늬가 생겼다.(하단 사진)

하단의 사진은 괴생명체가 탈피하고 나간 허물이다.

양산 부산대 병원에서 들은 대로 서울대 병원 감염 내과 오명돈 교수님께 예약을 했다.

비록 지난번에는 실망했지만, 그래도 두 번째 가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1월 19일에 피부과에도 가보고 1월 20일에 감염 내과에도 가보기로 했다.

자꾸 좌절만 거듭하니, 스트레스가 잔뜩 쌓여서인지, 점점 마음의 여유를 잃어가고 있다.

처음 증세를 보인 후 한참 동안 연로하신 친청 아버지(94세)께는 이 사실을 숨겼었는데, 기간이 길어지면서 막냇동생이 알려드렸다고 한다.

올해 아흔넷이 되신 아버지는 이 일로 잔뜩 신경을 쓰시며 밤낮 전화를 하셔서 성화를 하고 닦달을 하시니 점점 견디기가 힘들어진다.

 

왜 빨리빨리 원인을 찾고 제대로 치료를 받을 생각을 안 하고 미련하게 집에만 있냐며 서울대 병원에 가서 입원을 하고 제대로 원인을 밝혀 얼른 고치도록 하라고 안달복달하시는데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이럴까 봐 말씀드리지 않았던 건데..

 

2022년 1월 19일 서울대 병원에 진료를 받으려고 서울로 갔다.

마중 나온 아들과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셨는데, 아들은 이 기생충이 전염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둘째 아들과 식사 사진 개인얼굴 정면사진이라서 제외합니다.)

 

그 근거는 전염이 가능하다면 이것의 정체를 이제까지 아무도 모를 수는 없을 것이라는 추정에서였다.

 

예약한 시간보다 78분이나 더 기다려서 서울대 병원 피부과 전문의를 만났다.

 

(인물사진 두장 제외하였습니다.)

 

이번에도 그는 피부를 살펴보지도 않고 연고만 처방해 주었다.

 

하루 종일 기다린 진료치고는 너무 허망했다.

 

그리고 1월 20일 감염 내과에 가서 오명돈 교수님을 만났다.

 

이제는 많이 익숙해진 서울대 병원에 대한 외래 지하주차장 입구
이제는 많이 익숙해진 서울대 병원에 대한 외래 지하주차장 입구

오 교수님은 솔직히 이것이 뭔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하게 될 것은 치료라기보다는 연구가 될 것 같다고 하셨다.

서울대 병원 외래진료실 앞에서 대기 중
서울대 병원 외래진료실 앞에서 대기 중

기생충학과 최민호 교수님에게 자문하며 앞으로 방향을 찾아보자면서 일단 세 가지 기본 검사를 지시하셨다.

혈액검사, 소변검사, 흉부X선 검사.

미지의 감염원을 회피하지 않고 연구해 보자는 말씀을 들으니, 이제 겨우 제대로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료를 제출한 후 가슴 방사선 촬영을 마치고 나서는데 전화가 왔다.

다시 오 교수님 방으로 와 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갔더니 기생충학과 최 교수님께 소개했다며 최 교수님을 만나보라고 하였다.

최 교수님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3주 후인 2월 9일 예약일까지 주치의인 오 교수님과 의논하여 원인 규명과는 별도로 치료 방법을 검토해 보자는 말씀을 듣고 매우 든든하였다.

 

온몸을 휘젓고 다니는 벌레로 하루를 버티기 힘든 지금 3주나 기다려야 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믿음직한 두 선생님을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간단한 현미경을 하나 구입해서 요즘은 날마다 벌레를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있다.

남편이 장만해 준 현미경
남편이 장만해 준 현미경

내 몸에서 나온 벌레들. 초기에는 하얀 애벌레뿐이었는데, 요즘은 이렇게 기이한 형상의 것이 나온다.

물론 여전히 하얀 애벌레, 고치, 실뭉치 형태도 함께 나온다.

처음에 매우 긴 꼬리 같은 것이 달린 괴물체를 발견했을 때는 믿을 수가 없었고, 뭔가 잘못된 거라고 생각했으나 이제 나타나는 모든 벌레의 모양이 이렇다. (하단 사진)

이 벌레는 적어도 어느 한 시기 동안에는 헝클어진 실뭉치 같은 형상에다 아주 긴 꼬리털을 달고 있다.

알코올 병안에 있는 벌레
알코올 병안에 있는 벌레

이버멕틴 연고를 바른 후 적외선 조사기를 쬐었더니 까맣게 탄 벌레들이 솟아 나왔다. (아래 사진)

#고통#좌절#기생충#생명#삶의의지

 


그동안 저런 기생 곤충을 본적이 없었는데 백신에서 발견된 괴생명체가 저렇게 몸에서 자란 것 같습니다.

저 분이 아스트라제네카를 두번 맞았고 3차로 모더나를 맞았다고 했습니다. 

족욕을 해서 빠져 나온 것도 매우 유사하네요.

저 분만 특별히 저 기생곤충이 몸에서 잘 번식할 수 있는 특별한 서식조건이 맞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치가 생기는 것으로 보아 곤충류인데 특별히 인체 내에서 자라도록 유전자 조작된 기생곤충이 아닐까 싶네요.

 

일단 이버멕틴 구충제는 미세 기생충 제거에 효과가 있으며 코로나 및 백신 초기 부작용에 효과가 있다는 많은 경험담이 있으니 이버멕틴은 다들 상비약으로 가지고 계셨으면 합니다. 이버멕틴은 연고도 있습니다.

 

이버멕틴 효능 복용량 부작용 파는곳 총정리

 

이버멕틴 효능 복용량 부작용 파는곳 총정리

이버멕틴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과연 안전한지 효과는 있는지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찾아보았습니다. 현재까지는 기생충 제거에는 좋다는 중론이며, 다만 과복용은 주

slms.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