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독후감 - 몸은 알고 있다

이지 easy 2022. 10. 2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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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독후감 경진대회 - 내 인생 최고의 책 10월 31일까지 상금 10만원 11월 중순 개별연락

학교에서 주최하는 독후감 경진대회가 있어 재미로 열심히 써 보았는데 뽑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워낙 인상깊게 본 책이고 지금도 저의 공부의 화두이기도 한 책이기 때문에 소개해 봅니다. 

 

 

 

"몸은 알고 있다" 를 읽고

 

이 책은 2007년 한창 수행과 깨달음에 관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무렵 독일에서 100만부 이상 팔려 읽힌 책!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와서 읽게 된 책이다. 지은이가 독일사람이었기에 독일의 베스트셀러 쯤 되었던 책인 것 같다. 왠지 독일은 나에게 지적인 인상으로 다가오는 나라였고, 부제목은 질병은 치유와 깨달음으로 향하는 가능성이며 길이다라는 문구도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몸이 과연 무엇을 알고 있다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 결과 이 책은 나의 인생 순위권 안에 드는 책이 되었다.

 

들어가는 글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인간에게 나타나는 질병은 인간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에 관해 마음이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부연 설명이 구구절절히 나와 있었지만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완전히 이 책의 저자인 뤼디거 달케와 토르발트 데트레프센의 글 속으로 빠져 들게 되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에는 치유를 이해하기 위한 이론적 가설과 질병의 원리가 소개되어 있고, 2부에는 흔한 질병과 그 질병이 의미하는 심리적 본질에 관한 설명이 되어 있다. , 질병이 왜 생기는지 그 원리를 깨닫고 각각의 질병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통해 자신이 놓치고 있는 점이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보고 거기에서 치유에 관한 깨달음을 얻으라는 의미였다. 저자가 1부를 여러 번 잘 읽고 이해한 후 2부를 읽으라고 당부했기 때문에 나는 1부를 열심히 읽었다. 그런데 1부의 내용이 당시의 내가 모두 이해하기에는 많이 어려웠고, 반복해서 보아도 명확하게 이해될 것 같지 않아 한 번 읽고 그냥 2부로 넘어가게 되었다.

 

1부를 다시 보니 그 당시에는 양극성 통일성이라는 의미가 잘 와닿지 않았는데 지금 대학원을 다시면서 다시 책을 보니 그것은 주역에서 말하는 음양과 태극의 의미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양극성은 의식과 무의식과도 같으며 좌뇌와 우뇌와도 같다. 이성과 직관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우리가 낮과 밤을 동시에 경험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인식 또한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을 동시에 인식할 수는 없게 된다. 어느 하나가 주도적으로 활동할 때 다른 영역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드러나지 못하게 된다. 양극성은 모든 생명체가 가진 호흡의 리듬처럼 음양이 끊임없이 반복해 움직이며 서로 상대방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주역의 대대(對待)원리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양쪽 모두를 다 아우르는 통일성은 주역의 태극과 같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한 번에 인지하기가 불가능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낮이면서 동시에 밤일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우리는 순차적인 인지를 통해 통일성을 각각의 개념으로 먼저 인지한 후 전체를 추론할 수 있다.

 

질병과 이러한 추상적 개념들이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것일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몸의 질병은 좌뇌적 논리처럼 어떠한 명확한 원인이 있어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그럴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여기서 말하는 질병의 원인은 물질적 원인이라기보다 의식적인 원인을 의미하고 있다. , 의식에서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배제한 양극성의 반대 극성이 몸에서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왜냐하면 몸은 우리의 의식을 반영해 결과가 드러난 지극히 물질적인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연극무대가 비극적일 수가 없으며, 연극 작품이 비극적인 것이다.”

우리의 좌뇌는 이성과 논리를 담당하며 인과적 흐름을 수행한다. 반면 우뇌는 상상과 직관을 담당하며 시공간의 통합적 작용을 한다. 우리 의식의 어느 한쪽에 빈자리가 생기게 되면 우리의 몸은 그 의식의 문제를 질병으로 보여준다. 우리가 아무리 위선적으로 살았다 해도 질병은 우리를 더 없이 정직하게 만들어버린다. 바빠서 간과했던 문제들이 고스란히 몸으로 돌아오게 된다. 아프면 치료를 하거나 쉴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기존에 문제점으로 인식하지 못했던 정신적인 문제를 몸의 치유와 함께 극복하며 성장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2부의 처음에 나오는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을 살펴보면, ‘모든 염증을 일으키는 병은 갈등이 물질적으로 변한 것이다.’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염증은 사실 가장 흔한 질병이다. 호흡기 염증인 감기나 비염, 상처의 염증, 장기의 염증에서 관절의 염증까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대다수 크고 작은 염증 하나씩은 지병으로 흔히들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저 면역력이 약화되서, 바빠서, 그냥 타고나서 라는 이유를 대며 자잘한 불편함을 극복하지 못한 채 그러려니 하고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은 염증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염증을 우리와 병원체 간의 전쟁에 비유하였다. 우리가 이기면 우리는 염증을 극복한 것이고, 병원체가 이기면 환자는 죽는다. 어느 한쪽이 죽어야만 끝나는 전쟁이 우리 몸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염증의 실체로 보았다. 전쟁은 다른 말로 하면 갈등이다. 갈등이란 두 가지 사이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선택하지 못해 생기는 모순 또는 번뇌를 의미한다. 이것을 선택하면 저것이 아쉽고 저것을 선택하면 이것이 아쉽기에 이도 저도 선택하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진 것 그것이 저자가 말하는 염증의 실체였다. 우리는 살아가며 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것은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선택하지 못한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을 자신도 모르게 안고 살아가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가진 구조적인 불완전성이다. 우리는 이것을 의식적으로 인정하고 어느 하나를 깔끔하게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안되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다른 선택을 하고 일을 처리해야 한다. 누구 하나가 이겨야만 전쟁은 끝나는 것이다. 문제는 포기를 하지 못했을 때 일어난다. 갈등을 못 느끼거나 외면한다고 해서 갈등이 사라진 것은 아니며, 포기하지 못한 채 무의식적 수준에서 남아 있는 갈등은 몸으로 내려가 염증이 되어 드러나게 된다. 일시적이 아닌 만성적 수준의 염증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이 회피해 온 갈등이 무엇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으며 그것과 싸워 이기거나 자신의 패배를 인정해야 온전히 끝이 나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이 주장하는 염증성 질병의 궁극적인 의미였다.

 

책에서는 면역력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갖는다. 중요한 것은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나 병원균이 있느냐가 아니며, 그것과 공존해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이다. 면역을 정신의 영역으로 확장해서 보면 우리가 갈등을 조절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가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자신이 허용하지 못하는 갈등의식은 그것과 상응하는 신체기관으로 가서 거기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상응하는 부위의 기능을 곱씹으며 의미를 알아차린 사람은 자신의 의식차원의 문제점을 알게 됨과 동시에 새로운 깨달음의 장으로 한 단계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소위 과학적인 인과주의에 빠져 있는 좌뇌형 사람에게는 불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질병을 통해 우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자신의 의식의 빈 곳을 성찰해 깨달음으로 가라는 저자의 주장은 당시의 나에겐 참 새로우면서도 굉장히 의미있는 것이었다. 당시 좋은 재료의 음식을 먹으면서도 잘 아프곤 했는데 그것은 음식의 문제가 아니라 까탈스러운 내 내면의 문제라는 점도 알게 되었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상대방의 주장 또는 내게 주어진 과도한 일거리가 소화 불량이 돼서 나타나곤 했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모든 질병은 다 자신이 받아들이기 힘들거나, 인정하기 싫거나, 욕구 불만이 나타난 것들로 보았다. 심지어 저자는 자신이 암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암에 걸린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 주변과 공생하려는 생각이 없이 혼자만 살아남고 싶어하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암이 걸린다고 표현하였다. 물론 물리적 독성 환경 때문에도 암이 생기기 때문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의식적 문제로 인한 암의 발생을 전혀 아니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어떤 질병에 걸린다면 우리는 그 질병이 무엇 때문에 발생했는지 한 번 성찰해 볼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된다. 질병은 나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질병에 걸리지 않고 성장하기란 불가능하다. 우리는 한 번씩 감기를 앓고 이겨내면서 내면이 성장하지 않는가? 우리의 의식을 성장시키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고마운 존재로서 질병을 인정할 때 우리는 더 건강하게 의식적 성장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은 곧 통일성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것이며, 좌우 양극성의 간극을 좁혔다는 뜻이다. 양극성의 간극을 완전히 없애고 모든 것을 하나로 완성할 때 우리는 궁극의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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