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리지는 조선시대의 실학자 이중환이 쓴 인문지리서입니다. 남인의 고위관료였던 이중환은 사화에 휘말려 목숨만은 건져 전국을 떠돌게 되는데요. 워낙 천재적인 인물이다 보니 어마 어마하게 구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자료가 가득한 택리지를 남겼습니다.
택리지는 우리나라의 필사본 1위의 업적을 자랑하는 책인데요. 책 이름만 해도 80여 가지가 넘을 정도로 많은데 사람들이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을 뽑아서 다시 이름을 붙여 적었기 때문입니다. 택리지는 우리나라 팔도를 지리, 경제, 인심, 관광 이런 네 가지 관점으로 정리하여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을 찾아서 보기에 좋습니다.
그럼 천재 학자 이중환이 남겨준 복거총론卜居總論 의 살기 좋은 곳의 특징을 간단히 요약해 보았습니다.
1. 지리 - 땅의 이치. 안정되고 편안한 땅인지의 관점
냇물
냇물 굽이치며 빠져 나가는 곳의 모습이 산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곳이 살만하다.
물이 곧게 빠져 나가는 모습이 보이면 살기가 어렵다.
들판
항상 해와 달 별빛이 보이는 곳, 기후가 고른 곳이 살만하다.
사방이 산이 높이 솟아 해가 늦게 뜨고 빨리 지고 밝은 빛이 부족한 곳, 산안개가 자주 끼는 곳은 살기가 어렵다.
산맥
산의 모습이 단정하고 아담하며 산맥이 끊어지지 않고 모양이 좋은 곳은 살만하다.
산의 맥이 약하거나 모양이 부서지거나 끊어지거나 비뚤어 진 곳은 살기가 어렵다.
흙의 색
모래 성분이 많아 우물물이 맑고 깨끗한 곳은 살만하다.
붉은 찰흙 검은 자갈 누런 진흙의 땅은 우물 물이 좋지 못해서 살기 어렵다.
산과 물
산과 물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는 곳은 살만하다. 물이 없는 곳은 살기 어렵다.
산의모양
모양이 부드러운 산이 있는 곳은 살만하다. 바위산이나 비뚤어진 모양, 무너지는 모양 괴이한 모양은 살기 어렵다.
2. 생리 生利- 이익을 낼 수 있는지의 경제적 관점
땅이 비옥한 곳, 배와 수레와 사람과 물자가 모이는 곳, 물물교환이 가능한 곳,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은 살만하다.
교역이 어렵거나 땅이 거칠어 수확이 어렵거나 외딴 곳은 살기 어렵다.
3. 인심 - 사대부가 없는 곳은 살만하다. 사대부가 사는 곳은 살기 어렵다.
이부분은 이중환처럼 고위직 신분에서 밀려난 사대부가 실제로 살기가 힘들었던 조선시대의 시대상이 반영되었습니다.
4. 산수 - 경치를 보는 관광이나 휴식 목적의 관점
산이 수려하고 물이 맑은 곳, 강과 바다가 모이는 곳, 경치가 아름답고 수려한 곳은 살만하다.
산이 너무 높고 물이 급하게 흐르는 곳, 바람이 세고 샘물이 부족하고 염분이 많은 곳, 토지가 척박하고 수질이 좋지 못한 곳 토양이 진흙인 곳은 살기 어렵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지리적 조건과 경제적 조건이 사는 곳을 선택함에 있어서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리인 지리는 사람의 힘으로는 바꾸기 힘든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현대적으로는 산, 냇물 대신 주변건물 도로 등으로 바꾸어 해석하고 있지만 일단은 땅 자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어떤 장소를 선택할 때 모두 자신만의 우선적인 기준이 있겠지만 그 이전에 지리적 조건도 중요한 포인트 임을 한 번 생각하시고 장소를 선택하시면 좋겠습니다. 기회가 되면 현대적 관점의 가거지에 대해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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