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1930년대 천량차/ 황차향

이지 easy 2022. 9. 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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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 충주에 계신 지인께 아주 오랜만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뭐 아주 꼼짝마라 였지요.

차를 주셨는데 정말 귀한 1930년대 천량차를 내어 주셨습니다. 
차마고도에서 야크에 싣고 티벳으로 가던 차라고 합니다. 

 

1930년대 천량차

벌크타입의 포장상태도 처음 보았고요. 가격이 후덜덜한데요. 1930년대 차는 태어나 처음 먹어 보는지라 여쭤보고 사진도 한 장 남기게 되었습니다. 

색은 아주 검고 잎은 좀 부서져 있었고요. 향기는 무난했던것 같습니다. 

 

천량차를 우린 자사호 엄청 묵직하고 무거운 자사호에 우려냈습니다.

팽주님께서 또 오래 묵은 자연산 산도라지 주를 주셨는데, 사진이 없네요. 자사호 손잡이 속에 보이는 부광요에서 제작한 미니 술잔으로 하나씩 마셨습니다.

 

1930년대 천량차

은은한 부드러운 맛과 약간 쓰면서도 신맛이 강하네요. 
1930년대라는 것을 감안해 볼 때 발효되어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일반적인 차는 신맛이 거의 안나는데 신맛이 나는 차는 처음이라서 신기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 이런 애매한 느낌이었는데 곧 차에 적응하면서 땀도 후끈나고 아주 편안한 차향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마셔왔던 보이차의 느낌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쓴맛, 신맛이 나서 어떻게 보면 입에는 쓴데 몸에서는 너무 좋은 반응이 일어난단까요. 

아주 묵직하고 은은한 기운이 서서히 스며드는 느낌이었어요.

 

오동 황차향

두번째 마신 황차향이라는 차입니다. 이 차도 귀한 차인데 6g이 포장되어 있습니다. 딱 한 번 먹을 수 있는 차죠.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차모임에서 참석하셔서 구매하셨다고 합니다. 원래 비매품.

신축년에 제작된 차입니다. 작년이네요. 가격도 비싸고 구하기 힘든것이라 시음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진짜 감사할 일입니다.

 

烏東黄茶香 古樹單株單叢

오동황차향, 고수단주단총 - 이름은 오동 황차향이고 고수에서 땄다는 말이겠죠.

한 번 먹을 6g 용량인데도 포장이 어마 어마 합니다. 

중국제품은 정말 극과 극인것 같습니다. 

 

품감장, 비매품

일반에 나오지 않는 특수 시음용으로 만든 차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心平則氣和, 隨綠則自在…

心平則氣和, 隨綠則自在…

심평즉기화, 수록즉자재

마음이 편안하면 곧 기가 조화롭고, 초록을 따르면 곧 스스로를 살핀다

( 자연을 따르면 편안해진다)

 

황차향

사진이 좀 깔끔하지 않게 찍혔는데 향기가 엄청 나네요. 복숭아 꽃을 마시는 느낌. 첫차를 따라 두고 마지막에 향을 즐기기 위해 마시곤 하는데 이 차도 첫물을 옆에 놓아 두었습니다.

화려한 꽃향기를 마시는 느낌이고, 매번 마실 때마다 찻잔에 배저향이 깊게 베어나 황홀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네 분이서 한 참을 그렇게 이야기 하면서 마셨습니다.

다 마신 후 마지막 잔은 처음에 따라 놓았던 꽃향기가 가득한 차가운 차를 마시면서 여운을 즐기게 됩니다.

어떻게 차에서 꽃향기가 나는 걸까 신기합니다.  자스민차처럼 향이 과하지 않고 은은함이 아주 적당하고요.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훨씬 좋아할것 같습니다. 다들 여성들이 이런 향기에 민감하시더라고요.

 

비슷한 차를 구한다면 육계 종류로 구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가격대 성능비로 보면 육계가 가장 무난. 

 

황차향 빼고 난 모습

정말 많이 마셔서 다 우려내고 뺀 찻잎모양입니다. 잎이 크고 선명합니다.

두어 시간의 즐거움을 위해서 자연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모인 차. 

 

이런 귀한 차들과 인연이 되다니 감사함 말고는 무슨 할말이 없네요. 

인생에 남을 그런 차들이었습니다.

 

전문적인 오디오시스템도 갖추어져 있어서 귀도 호강하고 왔는데 팽주님께서 그런 함께 나누는 시간을 참 좋아하세요. 저도 여유가 된다면 그렇게 갖추어 놓고 지인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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